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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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청춘의 독서』 리뷰 - 생각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독서 여행
『청춘의 독서』는 작가가 인생의 여정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시점에, 과거를 되돌아보며 자신이 참고해온 '위대한 책들'과 그 책들의 저자들을 다시 되새기고, 그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고자 하는 성찰의 글이다. 이 책은 단순한 독서 기록이 아니라, 저자가 삶의 나침반으로 삼았던 지성의 유산들을 되짚고, 그것을 딸에게 전해주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인간은 문명과 지성의 역사 속에 연결되어 있으며, 다양한 삶의 길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면 삶은 충분히 의미 있고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은 총 15장(2025, 증보판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한 권의 책과 그것이 담고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저자의 개인적 경험, 사회적 맥락, 철학적 질문을 엮어 풀어낸다. 독자에게 특정한 ..
202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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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리버모어 『주식 매매하는 법』 리뷰
『주식 매매하는 법』은 주식 시장에서 생존하고자 하는 모든 투자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려는 욕심보다, 자신의 감정과 자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이 책은 직관적인 책 제목 그대로 "주식 매매하는 법"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본질적이고도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제시 리버모어는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를 합쳐놓은 듯한,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개인 트레이더로 평가받는다. 그는 열다섯 살에 주식 거래를 시작해 파산과 재기를 반복하며 막대한 부를 일군 선구자였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감정 통제, 시장에 대한 겸손한 자세로 주식시장의 본질과 인간의 본성을 꿰뚫었고, 시장에서 실패를 통해 스스로 배우며 투자 전략을 확립했다. 《주식 매매하는 법》은 그의 철학을..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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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의 신, 혼마』 리뷰 - 250년 전 투자 고수의 통찰
우리는 오늘도 주식차트를 들여다본다. 빨간 양봉과 파란 음봉이 반복되는 그 익숙한 ‘캔들차트’. 이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이 방식이 1700년대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조금 놀라지 않을 수 없다.그 시작은 한 사람으로부터 비롯되었다.바로 일본 에도시대의 전설적인 쌀 선물 거래자, 혼마 무네히사.시대를 움직인 거래자, 혼마 무네히사그는 쌀을 거래하던 중, 시장의 움직임이 단순히 공급과 수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가격의 변화에는 분명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 심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최초의 캔들차트를 고안해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봉차트의 시초다.『거래의 신, 혼마』는 그런 혼마 무네히사의 통찰을 정리한 책..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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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제5장 적용
자유의 원칙과 국가 권한의 정당한 범위밀은 자유의 원칙이 현실 정치와 제도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제5장에서 다룬다. 그는 모든 개인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전제하며, 이 원칙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법과 정책에 반영되어야 할지를 설명한다.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존재해야 하며,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도덕적 규제의 위선과 위험밀은 특히 사회가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선택과 생활방식에 간섭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타인의 동의 없이 강제된 도덕은 위선적이며 억압적일 뿐만 아니라, 인간 개성의 발현과 사회의 진보를 방해한다고 본다. 사회적 비난이나 명분 없는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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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제4장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가지는 권한의 한계
개인의 삶에서 어디까지가 개인의 영역이고 어디부터가 사회의 영역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그 부분이 개인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가 아니면 사회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사회는 계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사회의 보호를 받는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의무를 지며,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이상 타인을 위해 일정한 행위 규범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 자유를 위한 행동의 원칙개인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권리가 있다. 사회는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일반적인 규범을 정하고, 그 규범에 어긋난 경우 법이나 여론을 통해 개입할 수 있지만, 개인의 행동이 오직 자기 자신에게만 영향을 미친다면 사회가 개입해서는..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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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제3장 인류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개성
오늘날 우리는 모든 사람이 비슷해지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같은 책을 읽고, 같은 뉴스를 보고, 같은 것을 욕망하며 살아간다. 겉보기엔 공정하고 편리해졌지만,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여기서 무서운 미래를 본다. 바로 ‘개성의 말살’이다.밀은 『자유론』 3장에서 인간의 자유와 개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단지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자유, 즉 개성의 실현이야말로 인간 발전의 핵심이고 결국 인류 전체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다."인간이 불완전한 동안에는 서로 다른 다양한 삶의 실험들이 존재하는 것이 유익하다.""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모든 결과를 감수하는 한,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삶 속에서 실현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내면의 힘..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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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제2장 사상과 토론의 자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제2장에서는 인간의 사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토론할 수 있는 권리가 다른 모든 정신적 복리의 기초가 된다는 주장을 전개합니다. 이 장에서는 사상의 자유가 왜 중요한지, 다양한 의견이 어떻게 진리를 향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의견의 자유와 진리의 발견밀은 모든 의견에는 숨겨진 진리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의견이 틀리다고 판단하여 그것을 억압하면, 그 의견에 숨겨진 진리를 발견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반대로, 의견이 틀릴 경우에도 그 의견과의 충돌을 통해 진리를 더욱 명확히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칩니다. 이는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원칙입니다."우리가 어떤 의견을 틀리다고 생각해서 침묵을 강요하는 경우에도, 그 의견은 우리가 알지 못..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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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제1장 서론
“우리의 이익을 우리 자신의 방식으로 추구할 수 있는 자유만이 진짜 자유다”“자유란 무엇인가?” 이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어 묻는 것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다. 이는 오늘날의 사회와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핵심 원리이기 때문이다. 19세기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은 그의 대표작 『자유론(On Liberty)』에서 자유의 의미를 치열하게 사유한다. 특히 제1장 ‘서론’은 자유에 대한 철학적·정치적 기초를 탄탄히 다지며, 자유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제시한다.개인의 자유, 그 ‘고유한 영역’은 어디까지인가밀은 인간이 절대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자유의 영역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사상의 자유, 곧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권리다. 그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
2025.04.21
사진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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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모인 다양성, 민주주의를 지켜내다
밤하늘을 가르는 깃발들이 춤춘다.저마다 다른 모양, 다른 색, 다른 문장을 품은 깃발들이 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큰 물결이 되어 광장을 채웠다.그곳은 강요된 질서가 아니라, 자유로운 다양성의 물결이었다.공자는 말했다."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고.군자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이룬다.반면 소인은 겉으로만 같아 보이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하나 되지 못한다.이 광장은 군자의 길을 택했다.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어떤 이는 노동자의 권리를 외쳤고, 어떤 이는 민주주의를 지키자고 손을 들었다.또 어떤 이는 지역의 이름을, 또 다른 이는 개인의 신념을 깃발에 담아 흔들었다.하지만 모두가 같은 꿈을 꿨다.민주주의..
202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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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사둔 만년필을 꺼내며
서랍 정리를 하던 중, 1년 전에 샀던 만년필이 눈에 들어왔다. 반가움보다는 약간의 부끄러움이 먼저 밀려왔다. ‘그래, 또 그랬지…’늘 그렇듯 시작은 거창했지만, 의지는 오래가지 못했다.작년 이맘때쯤, 손글씨를 잘 써보고 싶다는 욕구가 불쑥 찾아왔다. 깔끔하고 정갈한 글씨를 보면 어쩐지 마음도 정돈되는 것 같았고, 나도 그런 글씨를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유튜브에 손글씨 관련 영상을 검색하다가, 만년필로 책을 필사하는 영상 하나를 보게 됐다. 종이 위를 사각사각 흐르는 펜촉, 잉크의 깊이감, 느릿한 필기의 리듬… 그 영상 하나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그리고 예상대로, 관심은 금세 연장으로 옮겨갔다. 저가형 입문용 만년필을 하나 구입하고는, ‘이게 끝이겠지’ 했던 나의 다짐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양한 펜..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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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 집회 중 누군가 아스팔트 위 그려놓은 글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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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빨강색은 동백꽃뿐이다.
2025.04.18
상식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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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황소’ 연작, 단순해 질수록 선명해지는 본질
1945년 겨울, 피카소는 프랑스 파리 근교의 발로리스(Valauris)에서 머물며 '리튬판화(lithography)'라는 인쇄 기법을 실험하고 있었습니다.이때 그는 파리의 유명한 인쇄소 ‘무르(Mourlot Studio)’에서 인쇄 기술자 페르낭 무르로(Fernand Mourlot)와 함께 작업하며 새로운 창작 방법과 표현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었죠.‘황소 연작’은 리튬판화 기술로 제작된 11점의 실험작입니다.그림을 수정하고 다시 인쇄하며 ‘단계별로 변화하는 이미지’를 관찰할 수 있는 리튬판화의 특성이, 피카소의 실험 정신과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피카소는 평생 ‘형태’와 ‘본질’ 사이의 관계에 집착했습니다.그는 황소라는 익숙한 동물의 형상을 통해, “형태를 얼마나 단순화할 수 있는가?”, “단순화해도 그..
202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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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의 대법관으로 모든 상고심을 감당할 수 있을까? 다른 국가들은?
대한민국 대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단 1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중 법원행정처장 1명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한 대법관 1명은 행정 또는 외부 업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는 약 12명의 대법관이 재판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헌법과 법률은 대법원이 모든 상고 사건을 직접 심리하고 판결하는 3심제의 최종 단계로 기능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도 사실상 대부분의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광범위한 심리 범위와 재판 부담에 비해 대법관 수는 지나치게 적다. 이는 영미법계 국가뿐 아니라 유사한 법체계를 가진 대륙법계 국가들과 비교해도 매우 이례적이며, 제도 설계의 비효율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1. 영미법계 국가: ‘선택적 심리제..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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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장면을 통해 보는 콘클라베 전 과정
교황을 선출하는 비밀스러운 의식, 콘클라베(Conclave).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이 전통은 세상과 단절된 공간 안에서, 신의 뜻을 따르려는 인간들의 고민과 선택으로 이루어진다.2024년에 공개된 영화 「콘클라베」는 이 비밀스러운 과정을 섬세하고 생생하게 그려낸다.장엄한 의식, 숨 막히는 심리전,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반전까지, 영화는 콘클라베 내부를 들여다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이번 글에서는 영화 속 장면을 따라가면서, 콘클라베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하나씩 정리해보려고 한다. 교황 사망 확인은 궁무처장이 하게 되며 교황청 전례 위원장과 성직자단의 대표, 교황의 비서, 사도단의 단장 등 만 80세 미만의 고위 성직자가 입회하여 진행한다. 궁무처장은 교황이 생전에 지명해 둔 추기경이며, 교황 부재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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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
"군자는 화이부동, 소인은 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이 말은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어록을 엮은 《논어(論語)》에 나오는 구절입니다.이 문장은 중국 춘추시대(기원전 6세기경) 위대한 사상가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내용입니다.《논어》 '자로(子路)' 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당시 사회는 귀족 질서가 무너지고 혼란한 시대였기 때문에, 공자는 인간 관계와 공동체 조화의 원칙을 강조했습니다.문장을 하나하나 풀어보면 이렇습니다.군자(君子): 도덕적으로 성숙하고 바른 사람 (이상적 인간상)화(和): 조화를 이루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어울리다부동(不同): 무조건 똑같아지지 않는다소인(小人): 속이 좁고 자기 이익만 따지는 사람동(同): 무리하게 같아지려 한다불화(不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조화를 이루..
202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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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상식] 3심제란? 항소·항고 차이부터 대법원 전원합의체까지 한눈에 정리!
대한민국의 사법제도,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우리나라의 재판 제도는 3심제도라는 이름으로 최대 3번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3심제의 구조, 항소와 항고의 차이, 그리고 대법원 상고심에서 소부와 전원합의체의 차이까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드립니다. 3심제란 무엇인가요?3심제는 한 사건에 대해 최대 세 번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 제도입니다.이는 재판의 공정성 확보와 오판 방지를 위한 장치로 작동합니다. 구분심급관할 법원특징1심제1심지방법원, 가정법원사실과 법률 모두 판단2심항소심고등법원1심 재판을 전면 재검토3심상고심대법원법률 해석 중심, 사실 판단은 하지 않음 항소와 항고, 무엇이 다를까요?항소: 1심 판결에 불복하여 2심 법원(고등법원)에 이의를 ..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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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윤석열) 탄핵 사건 선고 동영상 및 결정요지
2024헌나8대통령(윤석열) 탄핵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종국일자 : 2025. 4. 4. / 종국결과 : 인용(파면)선고요지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 먼저, 적법요건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① 이 사건 계엄 선포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지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고위공직자의 헌법 및 법률 위반으로부터 헌법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탄핵심판의 취지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엄 선포가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요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 헌법 및 법률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습니다. ② 국회 법사위의 조사 없이 이 사건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점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헌법은 국회의 소추 절차를 입법에 맡기고 있고, 국회법은 법사위 조사 여부를 국회의 재량으로..
202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