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사둔 만년필을 꺼내며
서랍 정리를 하던 중, 1년 전에 샀던 만년필이 눈에 들어왔다. 반가움보다는 약간의 부끄러움이 먼저 밀려왔다. ‘그래, 또 그랬지…’늘 그렇듯 시작은 거창했지만, 의지는 오래가지 못했다.작년 이맘때쯤, 손글씨를 잘 써보고 싶다는 욕구가 불쑥 찾아왔다. 깔끔하고 정갈한 글씨를 보면 어쩐지 마음도 정돈되는 것 같았고, 나도 그런 글씨를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유튜브에 손글씨 관련 영상을 검색하다가, 만년필로 책을 필사하는 영상 하나를 보게 됐다. 종이 위를 사각사각 흐르는 펜촉, 잉크의 깊이감, 느릿한 필기의 리듬… 그 영상 하나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그리고 예상대로, 관심은 금세 연장으로 옮겨갔다. 저가형 입문용 만년필을 하나 구입하고는, ‘이게 끝이겠지’ 했던 나의 다짐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양한 펜..
2025.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