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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1경원 돌파한 해외선물 투자, 파산 부르는 고위험의 유혹

by 청파 2025. 4. 24.

나스닥 선물 차트

 

23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장내파생상품에 투자한 거래 규모는 무려 1경 607조 원에 달했습니다. 역대 최대치라는 수치이고, 투자 손실은 4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초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흐름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했으며, 손실도 함께 누적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수천억 원대의 손실이 반복되었고, 이익보다 손실계좌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수치조차 ‘공식계좌’ 기준이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언론이나 금융감독 통계는 국내 증권사를 통해 거래한 계좌만을 집계한 것으로, 사설 대여계좌나 해외거래소를 통해 이루어지는 실제 투자 규모와 손실은 이보다 훨씬 크고, 실상은 파악조차 어렵습니다.

즉,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수천억 원의 손실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고, ‘실제 시장에서는 훨씬 많은 이들이, 훨씬 큰 돈을 잃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기간 고수익의 유혹


해외선물이나 레버리지 ETP는 적은 자본으로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1~2분 만에 수십만 원, 운이 좋으면 수백만 원, 수천만 원의 수익이 나는 모습을 보면, 다른 투자 방식이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구조가 고위험 레버리지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기초자산이 조금만 움직여도 수익과 손실이 극단적으로 갈리며, 반대매매나 마진콜로 인해 원금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리딩방과 대여계좌, 사기의 온상

 

더 큰 문제는 이런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소위 '리딩방'이나 '대여계좌'라 불리는 사설 서비스에 기대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인 척 하는 이들이 유혹하는 카톡방에서 수익 인증, 실시간 방송 등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조작된 수익이거나 단기적인 '세탁' 결과일 뿐이며, 대부분의 참여자는 결국 전 재산을 투자하고도 파산에 이르게 됩니다.

 

물론, 해외선물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조건은 일반인과 다릅니다. 자본, 정보력, 시간, 심리조절 능력까지 모든 것이 전문가 수준일 때만 가능한 얘기입니다.

수익은 소수의 이야기이고, 다수는 소리 소문 없이 계좌를 비우고 떠납니다.

인생 한 방, 지름길 같은 건 없다

고수익의 짜릿함, 한 번 맛보면 다른 시장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짜릿함의 끝이 대부분 파산과 후회라면, 애초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일지도 모릅니다.

해외선물, 레버리지, 리딩방, 대여계좌…
모두 화려하게 보이지만, 그 이면엔 투자자들의 눈물과 빚, 가족의 파탄이 숨어 있습니다.


‘쉽게 돈 버는 길’은 없다는 평범한 진실을 기억합시다.